191  이해인// 산처럼 바다처럼

190  나그네 ... 안도현

189  단비야, 엄마 좀 살자.

188  효도방학

187  괜한 고생




이름

제목 괜한 고생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어머니들 필요한 글이나 한 자라도 더 가르칠 걸.

한국문해기초교육연합회에 가입을 한 것도 아니고

문해교육을 하는 기관도 아닌데...

그냥 내 하던대로만 할 걸.

두 시간 가까이 어머니들 글 쓰게 한다고

고생시킨 걸 생각하면 어머니들께 미안하기만 하다.

내 하는 일 생색낼려고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마음이 무겁다.

문해 백일장 같은데 참가 안해도 우리 어머니들 충분히 행복해 하시는데,

아직은 그저 읽고 쓸 수 있으니 좋기만 한데,

오늘 하루 공부 헛공부한 건 아닌지.

하루가 일년 같은 어머니들께 시간을 더 만들어 주지는 못할망정

내 욕심 때문에 시간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

아무래도 우리 어머니들께 괜한 고생만 시킨 것 같다. 




이름

제목 효도방학


미루는 시내에 나가고 싶은데 같이 가기로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없어 못 나가고 있다. 기다리는 게 원래 더 힘드니까 

다른 사람에게 짜증내지 말랬는데 동생들에게 짜증만 내며 투덜댄다.

이제는 아예 드러누워 몸을 꼬고 난리다. 말 붙이기가 겁이 난다.

추석에 받은 용돈은 중학교 입학 할 때 교복 맞춰야 한다는

엄마의 협박에 저금통에 다 넣고 지갑에는 몇 천원만 남아 있는데도

시내에 나가 돌아다니고 싶은 모양이다.

하늬랑 함께 갔다오라니 싫단다.

아마 친구랑 가고 싶은거겠지. 수다도 떨며...

하늬랑 갔다오면 하늬가 본 대로 들은 대로 얘기를 다 할테니

그것도 싫은 게고...

미루 언니가 짜증내는 모습이 재미있는지 단비가 자꾸만 옆에 가서 시비를 건다.

그러다 언니가 귀찮다는 데도 쿡쿡 찌르며 때린다. 미루 얼굴을 보니 폭발하기 직전이다.

수업을 시작하려면 시간이 좀 남았길래 단비를 데리고 할인점엘 갔다.

봄에 산 신발들이 그 때는 커서 헐떡거리더니 이제 신으려니 작아서 발이 아프다길래

새로 사러 갔다. 반짝이 불이 들어오는 운동화를 사고 샌들은 조카에게 주자니

운동화 뿐이라며 안 주겠단다.

미루, 하늬를 키울 때는 뭘 아끼려고 그랬는지 신발도 한참을 신겼던 것 같은데

이제 좀 살만해진 건지 애들이 쑥쑥 크는 건지 봄 가을로 새 신을 산다.

미루는 여름에 산 슬리퍼도 이제 작다고 투덜댄다.

하늬에게 신으랬더니 어릴 땐 주는 대로 잘 신더니 이제 불편하다며 안 신겠단다.

미루와 하늬는 취향이 달라서라는 건 알지만 그냥 좀 신었으면 하는 게

엄마의 마음인데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어 한참 멋을 부리는 애들이니

무조건 강요만 할 수도 없고...

그래, "여름 신은 내년에 사자. 그새 또 발이 자랄 건데

지금 사 두면 그 때 가서는 못 신잖아."

단비는 새 신을 신고 언니들 앞에서 자랑이다.

미루의 불똥이 단비에게 갈 것 같아 이모집에 놀다 오라며 보냈다.

단비는 아무말 없이 새 신을 신고 신나게 걸어 간다.

짜증내는 언니 옆에 있기가 싫었던 하늬도 아무 소리 안하고 나간다.

효도 방학인 오늘, 

이건 효도 방학이 아니라 불효 방학이다.

일을 해야 하니 내 부모에게 효도를 할 수도 없고

애들은 집에 있으니 엄마를 귀찮게 하는.....

누구를 위한 효도 방학인지 의심스럽다.




이름

제목 단비야, 엄마 좀 살자.


오늘은 단비가 너무 힘들게 했다.

공부하러 온 애들이 짜증을 낼 정도로..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은 단비를 데리고 언니들이 

이모 집에 가 있기로 했는데

미루 하늬도 해야 할 공부가 있고 숙제가 있으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찍 수업을 마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보는데

역시나 돈이 문제다.

어째야 할까?




이름

제목 나그네 ... 안도현


나그네


- 안 도 현 - 


그대에게 가는 길이

세상에 있나 해서

길따라 나섰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없는 그리움이

나에게는 힘이 되어

내 스스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갑니다





이름

제목 이해인// 산처럼 바다처럼


산처럼 바다처럼


산을 좋아하는 친구야

초록의 나무들이

초록의 꿈 이야기를 솔솔 풀어 내는

산에 오를 때마다

나는 너에게 산을 주고 싶다

수많은 나무들을 키우며 묵묵한 산

한결같은 산처럼 참고 기다리는 마음을

우리 함께 새롭히자


바다를 좋아하는 친구야

밀물과 썰물이 때를 따라 움직이고

파도에 씻긴 조가비들이

사랑의 노래처럼 널려 있는

바다에 나갈 때마다

나는 너에게 바다를 주고 싶다

모든 것을 받아 안고 쏟아 낼 줄 아는 바다

바다처럼 넉넉하고 지혜로운 마음을

우리 함께 배워 가자


젊음 하나만으로도

나를 기쁨에 설레이게 하는

보고 싶은 친구야

선한 것, 진실한 것, 아름다운 것을

목말라하는 너를 그리며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산의 깊은 마음과 바다의 어진 마음으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



- 수녀 이해인 님 시집 "사계절의 기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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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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