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시간 되세요? 미용실에서 만나요" 딸이 나를 호출하는 문자다.
몇 통의 문자가 오가고 마지막 나의 답은 "출발 할 때 연락해"

난 딸만 셋이다. 큰애와 둘째는 연년생, 막내는 한참 나이차가 난다.

딸 셋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다들 놀라고, 둘째와 막내가 나이차가 많은 걸 알고는 아들 낳으려고 한거냐고 묻는다.
그러고 마지막으로 딸이 재산이라고 그런다.




큰 아이가 고1 이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다. 학기중에는 하기 싫은 야자를 억지로 해야하고, 방학하고도 보충수업을 다녀야 한다.

"야, 시험 기간이라도 공부좀 하지, 좀 심한거 아니니? " 그러면 "평소에 놀 시간이 어디있어요, 이 때 좀 놀아야죠" 하는 아이다.




고등학교 입학전 길게 기른 머리를 규정에 맞게 잘랐다.
미장원 원장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미장원에는 내가 먼저 도착을 했다.
"어, 아직 안왔네" "온다고 전화 왔었어요" "종은씨는, 머리 할거예요" "아니요"
이동수단을 오토바이로 바꾸기전까지 머리를 길렀다. 파마도 했었고..이 집이 전용미용실이었다.
지금은 딸 아이의 전용 미용실이다. 졸업할 때 까지 공짜로 해주겠다고 한다.




신문을 보고 있으니 딸아이가 도착했다. 미디어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중앙일보의 논설을 읽느라고 딸 아이가 온 줄도 몰랐다. 원장이 "딸이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아버지 맞어" 그런다.

앞 뒤 다 짜르고 대의제에서 다수당의 발목을 잡는 것이 비민주적이라는 그런 논조였다. 중앙일보를 가끔 들여다 볼 때 마다 정신차리고 보지않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아주 교묘함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보게 되면 세뇌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신문을 덮고" 머리하러 혼자 와도 되잖아" 했더니, "파마 할 거예요"한다.
"파마 하면 학교에서 걸리잖아" 그랬더니 "항의 하는 거예요"
"야, 아버지는 공부로 너 한테 스트레스 안주는데 무슨 항의", "아버지 말고요, 학교에요"
파마를 하겠다는 피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서 왔다.
"아침에 교문에서 검사하지 않는 모양이지, 방학 때만 할거야"
"아니요 계속, 묶고다니면 표 잘 안나요",  "그래 그럼 뒷감당은 니가 알아서 해라"




아이가 파마를 하는 동안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들과 목욕탕 가는 것을 자랑하는 친구도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딸 아이와 미장원가는 재미는 모를거다.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나면 "킹콩을 들다"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다.
" 너 친구들하고 영화보러 가잖아" 그랬더니, "애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 같이 볼 애가 없어요" 그런다.
" 그럼 혼자 보면 되지", "영화 보고 아버지하고 같이 평해야 하잖아요" 한다.
집에서 걸어 십분 거리에 영화관이 있어, 딸아이와 주로 심야 영화를 보러간다. 




그러고 보니 영화를 함께 본지가 꽤나 되었다. 18세 이상 관람가였던 "마더"를 보러 갔다, 미성년이라고 입장 거부를 당하고 나서는 영화를 함께 보지 못했다.




미장원에서 저녁을 함께 먹고, 극장으로 오빠 달려를 하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극장이 많이 붐빈다.
"킹 콩을 들다" 표를 살려고 보니 좌석이 몇 개 남지 않았다.
"좌석이 몇 개 없는데" 그랬더니 "앞 자리에서는 보기 싫어요, 그냥 가요" 한다.
"그래, 그러면 나중에 심야보러 가자" 그러고는 돌아 나왔다.
" 아버지, 찬유 볼려면 빨리 가야해요"




고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무책임하단 소릴 들을 만큼의 아버지 모습이다.
그렇지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스트레스를 주기는 싫다, 아이가 자기 삶을 즐겁게 책임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다 다른데, 그 다른 아이의 부모들이 똑 같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는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창원중앙동 이숙헤어디자인하우스



친구들과 놀러갈 계획을 주도적으로 잡아가는 것을 보면 아직은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시간을 내서 아이와 당구장에 가서 당구도 쳐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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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 중앙동 | 이숙헤어디자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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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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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산 2009.08.02 1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은 아버지 이십니다.....
    공감대 형성되고 대화도 통하고...제일은 학생이라는걸 가요 하지 않고 자율에 맞기는거...
    물론 부모로써 권의는 있으시겠지만....그래도 좋은 부모 이십니다...

  2. BlogIcon 이케이 2009.08.02 1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오ㅏ~ 정말 부럽네요!! 엄마랑만 미용실 가봤지 아빠랑은 갈 생각도 안해본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아버지 십니다!!! 영화도 같이 보러가시구@.@ 갑자기 아빠가 보고싶어지네요..ㅋㅋ
    잘보고 갑니다^ㅇ^

  3. BlogIcon 아영아빠 2009.08.02 2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꼭 이말은 해줘야 합니다
    "머리 잘 나왔네!!"

    고 1이라 큰애가 빠르네요, 저도 결혼을 빨리 한 편인데 ^^
    저희집도 여느 집과 같이 딸은 엄마랑 붙어다니는데 ㅎㅎ

    • BlogIcon 구르다 2009.08.02 2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장이 잘나왔다고 선수를 쳤습니다.
      동창회가면 많이 빠른 것도 아닙니다.
      특히 여자 동창들은,,,ㅎㅎ

      딸은 나중에 배우자를 고를 때 아버지를 닮은 사람을 찾는다 하는데,,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4. 바루 2009.08.02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집도 딸 셋이구.. 전 둘째인데 제 동생은 저랑 6살차이나요~ 아버님이 따님하구 얘기도 많이 하시는 것 같고 여가시간 같이 많이 보내는 것 같아 부럽네요...ㅠㅠ 저희 아버진 맨날 바쁘셔서ㅠㅅㅠ

  5. 당구장은.. 2009.08.02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가하시는게... 저도 당구 매니아에 골초지만 그눔의 담배연기..^^;;

    동사무소(요즘은 주민센터인가?)에서 강의하는곳이라면 모를까

    일반동네는 심하죠...

  6. BlogIcon Suess 2009.08.02 2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상한 아버지세요~^^
    따님들이 그늘 없이 예쁘게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BlogIcon 구르다 2009.08.02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상한 아버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정할 때는 많이 매정하거든요.

      아이 셋이 다 개성이 강합니다.

      방문과 댓글 감사합니다.

  7. 한송이 2009.08.02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마음이 왠지 편안해 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8. BlogIcon 되면한다 2009.08.02 2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따님이 참 귀엽네욤

  9. 서호 2009.08.02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읽었으니 글남깁니다.

    따님과 그렇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아들이 하나 있는데, 평생의 대화상대가 되고 싶습니다.

  10. MAY 2009.08.03 0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아빠랑 미용실가자고 하면 저희아빠께서는 주무신답니다;;

    영화도 별로 않좋아하셔서 주무시구요;;

    그래도 등산같은 건 좋아하셔서 제가 가끔! 따라다녀요ㅋㅋㅋㅋㅋ

    • BlogIcon 구르다 2009.08.03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에서 부터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곧 다른 것도 기꺼이 함께 하실 겁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잠꾸러기로 불립니다.

  11. 이글 읽으면서, 생뚱맞게도... 2009.08.03 0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율이 뭘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도 17년째입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두발자율화 어디까지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두발자율화를 완전히 하면 아이들을 잘 지도하는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자율은 기본권인데, 아이들이라고 기본권을 막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라하는 정치인들(전 이들을 보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기득권자라 봅니다.)은 국민을 지도하려고 합니다.
    지도하려 하기에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 지도하려 하기에 저항하는 모습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를 읽을 때는 정신을 차리고 읽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과 학교에 항의하려고 퍼머를 한다는 딸의 말이 이상하게도 한가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참 생뚱맞죠?
    나라꼴이 꼴인지라..... ㅡㅡ;;
    부녀모습 보기 좋네요.. ^^

    • BlogIcon 구르다 2009.08.03 0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생뚱맞습니다. 좀..
      제 블로그 이름도 '발칙한생각'입니다.
      상식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기적이 필요없는 세상, 예측이 가능한 사회..그런 사회가 사람살기는 좋은 사회라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을 가지고 말하며 살아가는 어른으로 성장하면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되십시오,

  12. zz 2009.08.03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보다 위에 노개구리가 부엉이바위 위에서 'MB OUT' 하고 떠드는게 너무 재미있네요

  13. 봄비아빠 2009.08.03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님과 같은 아빠입니다. 학교가서 내딸 공부 신경쓰지 말라고 소리치는.....

    • BlogIcon 구르다 2009.08.03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보고 공부는 알아서 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른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고요..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자기 공부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뒤쳐지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학교까지는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14. 진영후배 2009.08.03 1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루가 많이 컷네. 언제부터 창원에 살았어? 난 죽~ 거제 있다고 생각....
    한번 보러가야것다....

    • BlogIcon 구르다 2009.08.03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휴가 안간 모양이네..
      봉하마을에 가야하는데 날을 못잡고 있네..

      고딩되면서 좀 더 큰물에서 놀라고 전학시켰지
      근데 학교를 저하고는 맞지 않는 곳을 택해서,,

  15. 개학전날은 꼭 머리 펴세요 2009.08.03 1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학 보충수업이 끝났는지...따님이 머리를 볶는다고 한것 같은데요.
    뭐...방학때는 지지고 볶고 염색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개학전날까지는 꼭 머리 펴세요.

    두발자유화 이야기의 찬반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라요,
    그 잘난 서구(미국.유럽)에서도
    괜찮은 집안 자제들 두발.복장은 한국일반가정보다 더 하고
    (하다못해 다른사람을 집에 초대해서 잔치하는 경우에
    갖춰야 하는 복장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에 대한 규제도 한국일반학교 규정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습니다.

    • BlogIcon 구르다 2009.08.03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보 감사합니다.
      괜찮은 집안 자제들이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의 선택에 맞기기로 했습니다.
      혹 학교 단속에 걸려 혼이 난다면 그 또한 아이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봅니다.

      지금은 안으로 쌓이는 불만을 머리 모양을 바꿈으로 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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