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영화 보러가요."
응, 무슨 영화.
"블랙요, **서 7시30분에 해요. 과외 끝나고 이모(미장원)한테 갔다 가면 될 것 같은데."
그래, 그럼 그러자


지난 토요일 오후 고1 딸과의 대화입니다. 이번주 금요일 부터 중간고사 시험입니다.
딸의 말로는 자기 반에서 제가 가장 개방적인 아버지(안좋게보면 무책임한 아버지)랍니다.
성적에 대해 뭐라 하기를 하나, 남자친구 사귄다고 뭐라하나, 휴대폰 학교에 뺏겨 정지시켜 달라면 정지 시켜줘, 심하게는 시험기간에 딸 아이와 심야영화 보러 가는 아버지입니다.


그러면서 늘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 아버지 위해 하는 것 아니다. 대학 가기 싫으면 안가도 괜찮아, 남들 간다고 별 생각 없이 대학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공부는 너 스스로 하는 거야..


9월19일(토) 나비예술극장

혼자 공부하기 힘들다고 수학 과외는 시켜달라 해서 아는 분에게 부탁 했습니다. 아이가 매주 자원봉사 하는 조건으로 1주에 두 번 과외 받기로 했습니다. 토요일은 과외를 받는 날입니다.(자원봉사는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단체에서  어려운 가정에 나누어 줄 쌀을 봉지에 나누어 담는 일입니다.)

과외 선생은 꽃들에게를 만든 분이자, 무보수 상근자이며 내가 속한 단체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연극을 공연한 분들과도 직간접으로 관계 있는 분입니다.

과외 장소까지 모처럼 오빠달려가 아닌 아버지 달려를 하였습니다. 가면서 영화 말고 연극 볼래 그랬더니, 그러자 합니다.

과외 끝나고 미장원가서 지난번 머리한 것 손좀 보고 소극장으로 갔습니다.
입장 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는데, 손소독제를 나누어 발라 주더군요. 그리고 관럄료는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빽을 사용하여 할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파는 팜플렛도 구입 하였습니다.

나비예술극장은 세번 째입니다. 처음은 친구 김산의 공연을 보기위해, 두번 째는 빽이 되어준 사람의 영화 촬영 엑스트라로, 그리고 이번에는 연극 공연을 보기위해서 입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세번 째가 가장 사람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공연 시작 전에 관객 수를 세어보니 약50여 명이 되었습니다.


영화 블랙 예고편만 보았지만, 이날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 없습니다. 연극이 처음이라는 딸과 함께했기 때문이 아니라 연극 자체로서 만족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섯가지 사랑이 테마이기에 지루하지 않았고, 뇌의 메모리가 부족하지만 접수가 잘되었습니다.
촬영은 연출가에게 기사를 쓰기 위해서라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방해안되게 후레쉬를 터트리지 않기 위해 ISO를 보유 똑딱이의 최고치인 3200까지 올렸습니다. 그리고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도 주변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때 그때 필요한 장면을 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1 - 노총각과 노처녀

노총각 노처녀인 초등학교 동창 희준과 상아는 친구결혼식날 뜻하지 않게 두 사람만 여관방에 남게된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속마음을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선듯 말 못하고, 서로의 감정을 다르게 표현한다고 할까요. 잠든척 한 것인지, 진짜 잠든 것인지, 잠든 상아를 보며 희준이 본심을 말합니다.
"조용하니까..이쁘다"
초등학교시절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오히려 못살게 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도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었고, 서른 중반이 되어서도 그렇게 표현을 하더군요..
그 마음 공감했습니다.

#1. 노총각노처녀 : 노처녀(조진희), 노총각(강병재)



#2. 버릴 수 없는 사랑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남자, 그리고 그와 결혼한 여자.
두 사람의 사랑 표현은 왜곡되어 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주제였습니다.
다섯개의 소묘 중 가장 우울했다고 할까요..

#2. 버릴 수 없는 사랑 : 남편(장연환), 아내(조금숙)사진은 담지를 못했습니다.




#3. Love Start

같은 학교 남자선배를 유인해 여관에 끌고온 후배, 그리고 책임지라며 결혼 약속을 받아 냅니다.
"#2. 버릴 수 없는 사랑"을 보고 가졌던 우울함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할까요.
특히 남자배우의 적응되지 않는 목소리.,..지나고 보니 그 또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습니다.

그것에 더해진 보너스..
남자배우가 여자의 치마바지를 입으면서 한 구멍에 다리 두개를 넣는 바람에 본의 아닌 노출을 하였습니다.
관객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는데 연극이 끝나고 연출자가 그 사실을 말하였습니다.
모두들 신나게 웃었습니다.


#3. Love Start :남자선배(김연중), 여자후배(구소정)



#4. 아내의 생일

아내는 병으로 일찍 죽었고, 딸아이와 남은 사내
아내의 생일날 혼자 케익을 사들고 여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대화를 나눕니다.
떠난 사람을 잊지 못하는 이런 류의 영화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죽은 아내는 무엇을 바랄까?
아름답게 보이지만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설정이라 할까요..

혼자 연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짧지 않은 시간
 감정과 표정을 잘 표현한 배우에게 짝짝짝..


#4. 아내의 생일 : 중년남자(조우영)



#5. 황혼의 사랑

젊은시절 서로에게 첫사랑인 김선생과 이여사
두 사람 모두 이제는 혼자입니다.
캐나다로 이민 가겠다는 이여사를 붙들기 위해 김선생은 청혼을 합니다.

앞의 주인공들보다 더 오랜 시간 생을 살았지만 가장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다 할까요.
이여사는 캐나다로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파란대문집에서 추억을 이야기하며 살아 갈 것입니다.


#5. 황혼의 사랑 : 김선생(박동영)과 이여사(이희영)




이렇게 연극은 끝이 났습니다.
아낌없이 박수를 쳤습니다.




밥은 굶어도 소극장은 유지해야 한다는 연출자 김동원씨..
연극이 끝나고 얼굴에 자연스런 웃음이 피었습니다.

연출자 김동원




Love Start의 남자선배가 이제 제대로 옷을 갖추어 입었습니다.
배우들과 기념촬영 할 사람들에게 넉넉한 시간을 주었습니다.




관객 중에 꽃다발을 들고 온 사람은 배우들의 지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또 여러 명은 친분있는 사람일 겁니다.

관객 중에 고등학생은 제 딸이 유일했지만
젊은 대학생과 연인으로 보이는 또 다른 젊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아마 자발적 관객일 것입니다.

경남 창원 중앙동의 "나비예술극장" 홍등가에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딸에게

어때 연극 볼 만하지
예,
그럼 블로그에 글 올려야 된다.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 함으로써 할인 받은 만큼의 값은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여운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요

참, 사랑에 대한 다섯개의 소묘 공연은 이번주 금,토,일까지 입니다.

금(25일) : 오후 8시
토(26일) : 오후 4시, 8시
일(27일) : 오후 4시 입니다.
장소는 나비예술소극장 입니다.(아래 지도보기 클릭하시면 됩니다.)

입장권은 : 예매일 경우 일반 10,000원, 학생 5,000원 / 현매 일반 15,000원, 학생 10,000원입니다.
예매는 극단나비 홈페이지 (http://www.nabiclub.org) 와 시내 지정예매처입니다.
문의 : 055-275-0618, 011-851-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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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 중앙동 | 나비예술극장-나비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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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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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그리메 2009.09.23 0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면이 뒤로 가면서 더 마음이 열리는 걸 보니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모양입니다.
    좋은 아버지이시군요~^^

    • BlogIcon 구르다 2009.09.23 2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아버지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아버지들이 해주는 것처럼 해 줄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걸 한다고 할까요.

      부모가 자식한테 해 줄 수 있는 최고는 책을 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다음은 제 나름 기준은 간섭하지 않는것이라 생각합니다.

  2. BlogIcon 괴나리봇짐 2009.09.23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결된 글 읽어보니 딸만 셋이라구요?
    딸 둘 키우는 제가 구르다님을 사부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우리 아이들이 커서 지 입으로 영화보러 가자, 미장원 가자고
    아빠를 조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 뭐 있나요? 구르다님 이야기 들으니 그렇게 더불어 사는 재미 아닌가 싶네요.

    • BlogIcon 구르다 2009.09.23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들 금방 큽니다.
      초등학교 3학년만 지나면 아버지 찾지 않습니다.
      그 전에 많이 놀아주세요.

      전 막내(초3) 초등학교 입학식만 참석한 무심한 아버지입니다.

  3.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9.23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좋은 아부지가 맞군요.

    여유롭습니다.
    저는 사진으로 남기려다보니 공연 같은 걸 반도 못 보거든요.

    • BlogIcon 구르다 2009.09.23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번에는 나름 연극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이 부실합니다.

      모처럼 연극보았습니다.
      마지막 본 것이 흑백다방에서 2002년인가에 본 것 같습니다.

  4. housekeeper 2009.09.23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극단입니다.
    순수함이 묻어나는 공연은 정람 얼마만인지...
    요새 마산 창원의 공연은 극단다르고 작품다르지만 배우는 거의 거기서 거기라는 것때문에
    공연보러 가는것이 별로 즐거운 일상이 되지 못했었는데 그런 공연과는
    확연히 다른 포스가 느껴집니다.
    공연만 하면 순수한 팬들이 자발적으로 유료관객이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곳이 이곳 나비랍니다. 나비 화이팅입니다.
    그마음 그 정신 변치 않기를 빌어봅니다.

  5. BlogIcon 이윤기 2009.09.23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빠와 함께 연극 보러 가 준 딸이 참 고맙겠네요.

    저희, 아들 고 1인데... 커 갈수록 어디 함께 다니는 걸 싫어해서요.

    옛날엔 영화, 등산, 운동... 같이 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귀차니즘'에 푹 빠져서...

    아이들이 부모와 놀아 주는 것 참 고마운 일이더군요.

    • BlogIcon 구르다 2009.09.23 2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적당한 선에서 합의가 된 거지요.

      애 나이에 학교공부말고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려 합니다.

      연말에는 당구도 가르쳐칠까 싶어요.
      당구 배워 볼래 그랬더니 싫다고는 하지않더군요.

  6. BlogIcon 크리스탈~ 2009.09.23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구보니 저도 연극본지 너무 오래되었네요.

  7. BlogIcon 커서 2009.11.30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역 연극 살리기 운동 같이 함 해보까 싶기도 하고... 재밌습니다. 구르다님 부산에 연극 보러 함 오세요. 제가 동행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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