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다. 희망에 대한 포기가 아닌 현 정권에 대한 포기다.


△ 집회 참가자들이 서면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삽질을 시작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철새들이 생명의 강을 찾는데 삽질을 시작했다.

각종 민생예산을 싹둑 자르고 동문 토건족을 위한 선심성 삽질을 시작했다.

국회에서 예산 확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그것이 무슨 긴급 사업으로 둔갑한 불법삽질을 시작했다.

국민 78%가 반대하는 사업임에도 귀를 틀어막고 오직 누군가를 위한 맞춤식 삽질을 시작했다.


지난 11월 14일(토)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낙동강국민연대 주최로 "낙동강 생명평화기원 행동의날" 행사가 있었다.

부산 경남의 행사라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은 아니다.
국민 78%가 반대 하는데 반응이 적다.
사실 행사 주최 측은 답답할 노릇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아주 단순한 이유다.

포기다. 희망에 대한 포기가 아닌 현 정권에 대한 포기다.

국민은 광우병 촛불에서 확인했다.
아무리 많은 국민이 요구해도 수용하지 않는 무대포 정권에 대한 포기다.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 욕을 하는 것도 애정과 관심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듣지 않을 것이다.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인하면 뭔 짓을 하든 놔둔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 같지 않은 것 하고는 상종을 하지 마라.
그래 얼마나 잘되나 다음에 보자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거다.


△ 4대강 삽질을 반대하는 무지개우산



그러나 시민단체와 종교인은 그렇게 할 수 없기에 이 날도 광장에 모였고, 거리에 나섰다.
듣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알면서 모였다.

어쩌면 현 정부 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 국민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
그것이 희망을 접은 것이 아닌, 때를 기다리는 기다림이라면 말이다.
촛불 이후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가 그것을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길게 보면 역사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낙동강 삽질이 강을 살리는 것이라 아무리 포장해서 홍보해도
그것에 속는 국민은 얼마 되지 않는다.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낙동강 삽질은 헛짓거리다.




이 날 행사장 주변을 유심히 살폈다.
사라질지 모르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과 삽질을 풍자한 만평이 전시되었다.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사진과 만평을 보는 시민이 많았다.




이 청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여기 백발의 할아버지는 또 어떤 생각을 하실까?
굴착기에 잘려나간 복지예산을 생각할까?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이거나, 옆집 어느 노인의 일이라고 걱정하는지 모른다.





집회에 모인 사람보다
문화 행사와 집회를 하는 동안 '삽질은 미친 짓'이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나간 사람이 더 많았을 것이다.


△ 행사 주최 측의 부스





멀리서 사진을 찍다 한 분 어르신의 뒷모습에 초점이 고정되었다.





사진 한 장, 그림 한 장을 놓치지 않고 보고 계셨다.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 앞에서는 마치 사라지는 고향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지금 어르신은 낙동강에 대한 무모한 삽질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문화행사가 진행되면서 겨울 해도 많이 기울었다. 어르신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속이 타는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만평을 보면서 다른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결코, 현 정부의 낙동강 삽질에 대한 칭찬은 아닐 것이다.





낙동강 삽질은 이렇게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부산에서...
그리고 영원히 자신들을 지지해 줄 것 같은 노인들에게도 이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국민이 포기한 듯해도 포기하지 않고 저마다 가슴에 희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강물이 흘러야 강이다. 9개의 보에 가로막혀 흐르지 않는 죽은 강은 생명을 잉태하지 못한다.
그 죽은 물을 국민의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지리산댐 백지화 추진위원회 선시영 공동위원장이 무대에 섰다.
'정신을 썩게 하고, 몸을 썩게 하고, 미래를 썩게 만드는 4대 강 사업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강이 생명을 잉태하는 곳이면, 지리산은 그 생명의 근원이다.
그런데 그곳에 댐을 짓겠다니 그것은 생명의 근원을 훼손하는 짓이다.



△ 지리산댐 백지화 추진위원회 선시영 공동위원장



지금도 먹고 있는 낙동강물을 지금보다 더 깨끗한 물로 만드는 사업이 4대 강 사업이고 낙동강 삽질인데, 새로운 대체 식수원으로 댐을 짓겠다. 그 말을 믿을 국민이 진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 낙동강 생명평화 기원 행동의날 부산서면 마무리 집회, 박창균신부님, 1009년 11월 14일(토)



낙동강 생명평화 행동의날 행사는 부산역에서 서면까지 거리 홍보를 하고, 서면 마무리 집회로 끝났다.

현 정권과 한나라당은 부산, 경남을 한나라당 말뚝만 박아도 당선이 되는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생각하지만, 4대 강 사업과 낙동강 삽질을 멈추지 않는다면 꼭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보다는 위의 눈치만 보고 지역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표를 줄 사람은 열에 둘도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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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제3동 | 부산역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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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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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크리스탈 2009.11.17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선거에서 매운맛을 봐야할텐데
    그래도 정신 못차리겠죠?

  2. BlogIcon 마창진환경연합 2009.11.18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비, MB
    난 원래 싫어했어
    쥐는 더 싫어해 !!

  3. BlogIcon 괴나리봇짐 2009.11.19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엠비를 보면서 대체로 혐오를 느끼지만, 또 한편으론 한 수 배우는 느낌이 듭니다.
    정권을 잡고 일을 하려면 저렇게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구요.
    호불호를 떠나 MB정권이 잘하는 것 하나는, 자기 정체성을 명확하게 각인시킨다는 겁니다.
    특히 정책의 우선순위와 예산 배정에는 무리수를 두더라도 관철을 시키는 거죠.

    지난 참여정부, 그리고 그에 앞섰던 국민의 정부가
    현실과 좀 덜 타협하고 자기의 국정철학을 좀 더 명확하게 밀어붙였다면,
    좀 저항이 있고, 반대가 격했더라도, 국민의 힘을 믿고 좀 더 강력하게 관철시켰다면,
    현재는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듭니다.
    아마 그렇게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했더라면,
    지금의 MB정권도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역사에 IF는 없다고 합니다만,
    요즘 드는 생각이 이렇습니다.

    • BlogIcon 구르다 2009.11.19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데 그런 방법이 장기적으로도 옿은가 판단은 잘 서지 않습니다.

      저는 거치고 지나가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반복하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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