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지 않고 길을 걸으면 평소 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경계를 나타내는 울타리도 그런 것 중의 하나입니다.
지난 일요일 벚꽃에 취해 길을 걷다 아름다운 담장을 만났습니다.





창원 중앙 체육공원 도로를 건너면 재료연구소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담을 새롭게 꾸몄습니다.
마치 울타리 주변을 공원처럼 가꾸어 놓았습니다.

지금은 튤립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것이 재료연구소의 스테인리스 담장입니다.
마치 설치미술품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담장입니다.

요즘은 공공건물의 담장을 허물고 공원처럼 조성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유행처럼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료연구소의 담장은 재료연구소의 이미지와도 어울리는 아름다운 담장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세련된, 그런 느낌이 드는 담장입니다.





그래서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재료연구소는 제가 다닌 중학교 운동장 아래 있습니다.
그때는 재료연구소의 잔디 운동장만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파란 잔디의 넓은 운동장.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그 운동장도 이제 넓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말이죠..
담장을 보면서

딱 2%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냐고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담장은 전체적으로 예술작품을 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설치 미술 작품 같은 담장만으로도 충분히 담장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뭐가 불안했을까요?
촘촘하게 눈에 거슬리는 쇠줄을 따로 설치했습니다.

여러분 눈에는 어떻게 보이세요?





단순히 눈에 거슬리는 것만이 아니라, 담장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불신을 가지게 합니다.
뭐 그리 못 믿어서 저렇게까지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이라는 것이 아무리 높게 쌓아도 넘을 의도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넘기 마련입니다.

근데 이렇게 세콤까지 두어 안전책을 마련해 두고 아름다운 담장에 2%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아름다운 담장 설치 목적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얼마 전 함안에서 만났던 탱자나무 학교 울타리에 개구멍이 숭숭 나 있었습니다.
참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개구멍에 대한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담장에 깨진 병을 꽂아 놓은 집도 보았습니다. 섬뜩했습니다.

우리네 조상은 싸리로 울을 두르고 지나는 사람들이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있게 하였습니다.

담장이 단순히 경계를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상을 반영한는 거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쩌면 불신의 시대입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담장
도저히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콘크리트 구조물

소통이 아닌 단절, 믿음이 아닌 불신의 상징이라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담장을 허물거나 낮추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 가는 것은 불신의 시대에서 믿음의 시대로
불통의 시대에서 소통의 시대로 가는 반증이라고도 봅니다.

재료연구소에서 아름다운 담장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쇠줄을 걷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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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 중앙동 | 한국기계연구원부설재료연구소 재료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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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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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m 2010.06.08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쇠줄이 설치되어 있는것이 외관상 보기에는 안좋지만...

    재료연구소가 정부출연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출입허가 된 사람이외에 함부로 출입이 안되게 통재 된곳인데

    이는 연구소안에 고가의 장비및 각종 연구자료들이 보관되어 있기에..보안상 그렇게 설치 한것입니다.

    기왕 꾸미는거 그거 까지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ㅎㅎ

    • BlogIcon 구르다 2010.06.08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꼭 그렇지는 안답니다.
      다른쪽은 공원처럼 꾸며 놓기도 했고요.
      건물보안은 별도로 되어 있을 겁니다.
      친구도 그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담장에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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